무플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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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사랑의 전령사,
최고의 연락병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도시의 천덕꾸러기다.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과 함께 살았다
본능 때문이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
인간과 함께 전쟁터로 향했다

정찰병.
적의 동태를 촬영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목에 카메라를 걸고 적진을 날아다녔다

빗발치는 총탄을 뚫고
태어난 곳, 본국으로 향했다

임무 수행중이던 한 비둘기는
22회나 상처를 입었지만
본국으로의 비행을 멈추지 않았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아군의 메시지를
본국에 알리는 임무가 주어졌다

10만 마리의 비둘기가
임무 도중 죽었다

*비둘기 체어 아미(cher ami)*
적의 총알이 가슴을 관통했지만 임무수행,
194명의 병사가 목숨을 건졌다

그들을 구할 수 있었던 건
'본능' 때문이었다

*서울시청
지금, 우린 도시에 산다
발목에 노란 끈을 묶고
시청을 떠나 남산으로
빨간끈을 묶고 양재로
초록끈을 묶고 인천으로
잠시 쫓겨난다
우리의 본능을 시험당했다

*이틀 후, 서울시청
익숙한 태양의 길을 따라 다시 돌아왔다
남산에서, 양재에서, 인천에서...

※ 태양 컴퍼스(solar compass)
동물이 태양의 위치를 기초로 하여
방위를 파악하는 본능

*서울시청 옥상
알을 품고 살아가는 이유
쫓아내도 돌아오는 이유
떠나지 않는 이유
귀소본능 때문이다

※ 귀소본능
동물이 자신의 서식장소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
다시 그 곳으로 되돌아오는 성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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